언어

흔히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늘 언어로 분류하려고 한다.

예를들면 사과를 사과라는 단어로 부르며 각 '사과'에 해당하는 개념을 불어 넣는 식이다.

잠깐, 사과라는 단어로 판단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방금 본 그것이 정녕 '사과'인가 ?

판단의 편의성 때문에 언어로써 손쉽게 일반화를 한다.

하지만 언어 이전의 세계는 어떠한가. 만약 우리에게 언어가 없다면 그것은 내게 어떻게 다가왔을 것인가.

사과라고 부르는 각각의 그것은 내가 사과라고 부름으로써 본질적 특성을 간과하고 있다.

그것은 그저 그것이다. 그것이라는 언어가 아니라 언어 이전의 존재이다.

그 존재에겐 내가 부여한 개념은 필요성에 부여된 것이지 그 존재의 본질적 특성이 아니다.

우리는 늘 A를 B라고 부르고 있다. 본질은 알지 못한채 문화에서 주입된 개념과 본인의 경험을 통해 생성된 환영을 덧씌웠을 뿐이다.

각각의 사과는 전부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이며 언어 이전의 형상이다.

나를 예로 들어보자.

나는 나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내게 부여된 꼬리표(이름)으로 습관적으로 분류 당하고, 스스로도 해당 꼬리표에 덧씌워진 환영으로 본인을 분류한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본질은 아니다. 나는 아무 이름이 없고 그 이름은 되려 나의 존재의 원형을 혼동하게 하는 가짜 꼬리표일뿐이다.

이름이 없는 나를 상상해보자. 내가 규정한 나 **'이전의 나'**는 스스로 규정한 나와는 굉장히 다르다.

이름을 붙히고 해당 이름에 결속되는 특성들을 묶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분리하고 분류함으로써 원형에서 멀어지고 있을 뿐이다.